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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AI 시대, 스포츠 기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by skpygs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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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전쟁 중인 세계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히 폭발적이다. 2025년 설 연휴,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기존 AI 모델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엔비디아, TSMC, AMD와 같은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가를 10% 이상 출렁이게 했고, 이는 AI가 이제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글로벌 패권 경쟁의 중심이 되었음을 시사했다. AI는 더 이상 서브 역할이 아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코파일럿(Copilot), 그리고 삼성의 빅스비까지, AI 산업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뤄질 만큼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는 AI를 놓고 전쟁 중이다.

AI는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창작과 분석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GPT-5가 상용화되면서 자연어 처리(NLP) 기술은 인간 수준의 언어 이해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Perplexity AI’, ‘미드저니(Midjourney)’ 같은 시각 및 텍스트 생성 AI는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기존 인력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AI는 이제 단순한 데이터 정리가 아니라 기사 초안을 작성하고, 복잡한 경기 데이터를 분석하며, 심지어 팬들의 감정까지 예측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스포츠 저널리즘의 기존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AI의 발전은 스포츠 저널리즘뿐만 아니라 스포츠 자체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 기술의 도입은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고, 더 정확한 판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골라인 판독기는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했는지를 즉각적으로 판별해 오심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또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은 심판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축구 경기의 판도를 바꾸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공 내부에 내장된 전자 칩 기술도 등장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공 내부에 센서가 내장된 ‘커넥티드 볼(Connected Ball)’이 도입되었다. 이 기술은 공의 움직임과 접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오프사이드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선수들의 경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용되었다. 대표적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F조 스페인과 일본의 경기에서 라인 판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가 있다.

AI와 기술 발전이 스포츠의 공정성을 향상시키고, 분석을 더욱 정밀하게 만들고 있지만, 결국 이를 해석하고 맥락을 부여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스포츠 기자들은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현장감 있는 취재와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단순한 데이터 정리를 넘어 경기의 맥락을 읽고, 선수들의 감정과 팀의 전술적 흐름을 분석하는 능력이 스포츠 저널리즘의 핵심으로 남을 것이다. 결국, 스포츠가 기술과 결합해 발전해왔듯, 스포츠 저널리즘도 AI와 함께 진화해야 한다.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고, AI를 넘어서는 스포츠 기자만이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현재 ESPN, The Athletic, Bleacher Report 등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AI 기반 콘텐츠 제작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는 경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경기 중 발생하는 주요 이벤트를 기록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해 기사로 자동 변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 기업 Opta와 STATS Perform은 AI를 활용해 실시간 전술 분석을 제공하며, AI 기반 해설 시스템은 경기 중계에서도 도입되고 있다. 더 이상 기자들이 경기 결과를 정리하고 단순한 리포트를 작성하는 시대는 끝났다. AI가 더욱 정교해질수록 기자들의 기존 업무는 줄어들 것이며,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깊이 있는 해석과 분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기자들의 생존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다.

스포츠 기자의 위상 변화는 단순한 흐름이 아니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스포츠 기자는 경기장의 최전선에서 선수 및 감독을 인터뷰하고, 팀 내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경기 결과를 가장 먼저 전달하는 것도 기자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현재 팬들은 실시간으로 SNS, 유튜브, AI 기반 스포츠 데이터 플랫폼(Opta, STATS Perform, Wyscout)을 통해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이제 기자들이 전하는 소식이 아니라,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분석 기사와 데이터 리포트가 주요 정보원이 되어가고 있다.

AI는 경기 직후 몇 초 만에 자동 생성된 경기 요약 기사를 제공하고, 과거 데이터를 활용해 경기 흐름을 예측하며, 감독과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을 분석해 팬들에게 전달하는 시대가 되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통계를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기 패턴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AI 기반 경기 예측 모델은 이미 많은 스포츠 배팅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분석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인간 기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인간 기자들은 경기장의 분위기, 선수들의 감정, 현장의 미묘한 흐름을 AI처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없더라도, 정성적인 해석 능력을 통해 AI와 차별화될 수 있다.


AI와 축구

AI 기술의 발전은 스포츠 저널리즘의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과거 스포츠 기사의 핵심이었던 경기 결과 요약, 주요 장면 분석, 선수 기록 정리는 이제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 GPT-5와 같은 자연어 처리 모델은 기자가 경기 종료 후 기사를 작성하기도 전에 자동으로 경기 내용을 정리할 수 있으며, 검색형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스포츠 저널리즘의 본질은 단순한 데이터 전달이 아니라, 경기의 맥락을 해석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숫자만으로는 경기의 진짜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슈팅 횟수가 적었더라도 단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살려 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의 가치는 단순한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감성과 직관, 인간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영역이 존재한다. 관중의 열기, 선수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 벤치에서 이루어지는 전략 수정, 경기 중 돌발 변수에 대한 즉각적인 판단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기자만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축구는 단순한 숫자로 해석할 수 없는 스포츠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티키타카' 전술이 성공한 경기와 실패한 경기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패스 개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패스의 방향, 상대의 압박 강도, 공간 활용 방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패턴을 분석할 수 있지만, 경기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읽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즉각적인 해석을 내놓는 능력은 아직 인간 기자의 강점이다.

단순히 "A 선수가 90분 동안 5개의 슈팅을 기록했다"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과, "A 선수가 경기 내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85분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지난 시즌 그가 극복해야 했던 결정력 부족 문제를 해결했음을 보여준다" 는 분석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작업이다.


 

‘글로 경기를 해설하는 기자’만이 살아남는다

AI가 경기 데이터를 요약하는 것에 그친다면, 기자는 그 데이터를 넘어서는 더 깊이 있는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 AI는 경기 결과를 분석할 수는 있어도,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 선수들의 심리, 감독의 전략적 선택, 경기장의 분위기 변화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모로코가 포르투갈을 꺾었을 때, AI를 단순히 검색용으로 사용한다면 "모로코가 1-0으로 승리했다. 점유율은 포르투갈이 높았으나, 모로코의 수비가 성공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라는 수준의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기자라면, "모로코가 첫 아프리카 국가로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경기 후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표정은 그가 이 무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있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라는 맥락과 감정이 담긴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다. 또한 모로코라는 국가의 문화나 역사 등이 뛰어나 성적을 거두는 데 미친 영향을 분야를 초월해 심도 있게 다루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스포츠 저널리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데이터 나열이 아니라, 경기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독자들에게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 기자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에서 벗어나, ‘글로 경기를 설명하는 해설위원’이 되어야 한다. AI는 스포츠 분석의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인간 기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정확히 말하면 '좋은' 인간 기자다. 기자의 역할은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그 데이터에 인간의 감성과 통찰력을 더하는 것이다. 결국, AI는 경기의 숫자를 분석할 수 있지만, 숫자 뒤에 숨은 이야기와 감정을 해석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AI가 제공하는 표면적인 정보를 넘어 전술적 맥락, 경기장 분위기, 선수들의 심리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자만이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스포츠가 기술과 결합해 발전해왔듯, 스포츠 저널리즘도 AI와 함께 진화해야 한다. AI를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AI가 줄 수 없는 인간적인 통찰과 서사를 제공하는 기자만이 스포츠 미디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AI 기술이 스포츠 저널리즘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경기 결과 요약, 선수 기록 정리, 주요 장면 분석 등 반복적인 업무는 이제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그러나 축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을 생각해보자. 축구는 단순한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패스 횟수, 점유율, 슈팅 수와 같은 데이터는 경기의 일부일 뿐, 경기의 흐름과 선수들의 심리, 전술적 맥락을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이것이 바로 AI가 축구를 분석할 수는 있어도, 축구를 ‘이해’할 수는 없는 이유다. AI 시대에도 살아남는 스포츠 기자는 데이터를 넘어, 경기의 본질을 읽어내고 이를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전달하는 사람이다.


축구는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는 스포츠다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점수가 가장 적게 나는 경기 중 하나다. 농구나 배구처럼 계속해서 점수가 오르내리는 스포츠가 아니다. 9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 1~2번의 순간적인 움직임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데이터만으로 축구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예를 들어, 2022년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겼던 경기를 보자. AI가 경기만 보고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제시할 것이다.

  • 점유율: 아르헨티나 69% vs 사우디아라비아 31%
  • 슈팅 수: 아르헨티나 15회 vs 사우디아라비아 3회
  • 패스 성공률: 아르헨티나 86% vs 사우디아라비아 66%

이 데이터를 보면 아르헨티나가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철저한 오프사이드 트랩과 강한 압박 전술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무력화하며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단순한 숫자로는 이런 맥락을 이해할 수 없다. 진짜 기자는 데이터의 표면적 해석을 넘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승률을 예측하고,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놓치는 것이 있다. 바로 축구 경기의 흐름과 맥락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가 맞붙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AI는 데이터만 보고 맨체스터 시티가 점유율을 장악하고 더 많은 패스를 성공시키며 경기를 주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상대가 공을 소유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단 몇 번의 치명적인 역습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팀이다. 실제로 2021-22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AI가 경기 중 89분까지 분석했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를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라면 경기의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음을 감지하고,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반응과 선수들의 심리적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AI는 숫자로는 설명할 수 있어도, 축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감각적인 요소’는 본질적으로 읽어내지 못한다.

축구는 단순한 데이터 싸움이 아니다. 경기에는 선수들의 개인적인 사연, 팀의 전술적 배경, 감독의 철학, 심지어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수많은 요소가 얽혀 있다. AI는 이런 맥락을 읽어내지 못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브라질을 7-1로 압도한 경기는 단순한 대승이 아니었다. 그 경기는 단순한 숫자 너머에 엄청난 심리적,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네이마르의 부상, 브라질 선수들의 극심한 심리적 압박, 독일의 철저한 준비 과정 등이 경기 결과를 만들었다. 단순히 “독일이 7-1로 이겼다”는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이 1950년 마라카낭 참사 이후 또다시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악몽을 경험했다. 네이마르의 공백이 팀의 전술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력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독일은 이를 완벽히 파악하고 무자비하게 공략했다”라는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월드컵 직전 브라질의 혼란한 경제 상황과 월드컵으로 이를 만회해 보려는 정부의 압박, 독일의 과학적인 스포츠 의학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즉, 진짜 기자는 단순한 경기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과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AI와 경쟁하지 말고, AI를 지렛대로

AI가 분석하는 숫자는 기자의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 숫자를 해석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기자가 단순히 AI처럼 경기 데이터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AI를 이길 수 없다. 하지만 AI가 줄 수 없는 인간적인 통찰, 경기장 분위기, 선수들의 심리, 전술적 흐름을 전달할 수 있는 기자는 AI 시대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AI 시대에도 살아남는 스포츠 기자는 ‘데이터를 단순히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숫자 너머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사람’이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단순한 기록 싸움이 아니며, 인간의 감정과 전술적 사고가 복잡하게 얽힌 게임이다. 이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팬들에게 전달하는 기자만이 AI 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인기를 엄청나게 끌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왜 그토록 올라갔던 것일까? 바로 AI 학습에 필수적인 GPU와 그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CUDA' 라는 소프트웨어의 대체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도 똑같다. 내 기사를 대체할 사람이 없으면 돈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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