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또다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중국 기자들과 비밀 회동했다’는 주장을 꺼내 들었다. 이미 언론 팩트체크와 외신기자단의 공식 해명으로 ‘사실무근’임이 확인된 사안이지만, 선거를 앞두고 이를 다시 꺼낸 의도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 이번 주장에는 가짜뉴스 재생산과 부정선거 음모론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맥락이 있다. 국민의힘은 왜 진실을 무시하고 음모론을 반복하는가?

외신기자 간담회, ‘비밀회동’으로 둔갑하다
2025년 1월, 서울 마포의 한 북카페에서 이재명 후보와 외신기자들이 만났다. CNN, 뉴욕타임스, BBC, 신화통신 등 총 15개국 기자들이 참여한 간담회는 외신 기자단의 정기적 스터디 모임이었다. 이런 비공식 간담회는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인 취재 활동에 해당한다.
그러나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는 이를 ‘비밀 회동’으로 보도했고,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이를 받아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공식적인 확인이 끝난 사안을 정당 대변인이 YTN 생방송에서 다시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실수나 오해가 아닌 의도된 프레임 전략으로 읽힌다.
사실보다 감정, 진실보다 의혹에 기댄 정치 전략
국민의힘이 이번 사안을 꺼낸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중국 개입설’, ‘비공개 접촉’, ‘정보 유출 가능성’ 등을 암시함으로써 유권자에게 의혹을 던지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등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유사하다. 증거 없이 의심을 부풀리고, 반박이 나오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 는 식으로 여론을 흐리는 전략이다. 2020년 총선 이후 국민의힘 내 일부 인사들은 줄곧 부정선거 주장을 반복했고, 지금도 그 흐름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번 회동설도 같은 맥락의 반복이다. 문제는 이는 정책 경쟁이 아니라, 불신 조장 경쟁이라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기반, ‘사실’은 어디로 갔나
외신기자들은 이 회동에 대해 “정상적인 취재활동이며, 음모론적 서사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일축했다. 간담회 형식, 참석자 명단, 질의응답 내용 모두 확인 가능했으며, 불투명하거나 위법한 요소는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 사실을 무시한 채 다시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정치의 품격과 신뢰를 깎아내리는 행위이자,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다.
더 나아가 이런 ‘사실 무시형 정치’는 언론에 대한 불신까지 키운다. 진실이 가짜뉴스에 밀리고, 정책은 음모론에 가려질 때, 결국 선거는 ‘누가 더 의심을 잘 퍼뜨리느냐’의 싸움이 된다. 싫어하는 정치인을 정해놓고 그 정치인을 '국익에 해로운'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분노를 자극하는 것은 효과적인 선거 전략일 수는 있다. 하지만 결코 이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점점 대구 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의 코어 지지층을 위한 정당으로 변해가고 있다.
선거는 의혹의 유통장이 아니다
정치가 진실을 등지고 의혹에 기댄다면, 민주주의는 본질을 잃는다. 정당은 상대 후보를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은 검증된 사실과 정책에 기반해야 한다. 이번 회동설 재점화는 팩트 확인을 거부하고 정쟁만 키우는 정치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음모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복되는 가짜뉴스 프레임은 결국 지지층에게는 환호를, 중도층에게는 피로감을 안긴다. 진짜 경쟁은 의혹이 아니라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를 설득하는 일이다. 그것이 정치의 기본이고, 선거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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