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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석열의 파면,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왜 실패한 선택이 되었는가 - 21대 대선에서의 투표는 어때야 하는가

by skpygs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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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분노의 투표로 세운 권력, 윤석열의 파면으로 끝나다

 

이상하게 끝난 선거, 예견된 파국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역대 대선 중 가장 적은 표 차로 승부가 갈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48.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를 기록했다. 단 24만 표 차이. 흥미로운 점은, 문재인 정부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임기 말 국정 지지율(순지지율 –9%p)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정권은 교체되었다는 사실이다. 선거의 논리로만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1. 높은 지지율에도 정권교체가 된 이유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했다. 2021년 말 한국갤럽 기준, 국정 지지도는 여전히 40%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지층의 "온도"였다. 문재인 정부를 긍정평가하는 유권자 중 ‘정권유지’를 원하는 비율은 감소한 반면, 부정평가자 중 ‘정권교체’를 원하는 비율은 83%까지 결집했다. 정권 유지 측은 느슨했고, 정권 교체 측은 단단했다. 결국 ‘중간지대’는 정권교체 쪽으로 무너졌다. 이처럼 제20대 대선은 국정 평가보다 분노와 피로감이 강한 쪽이 승리한 전형적인 회고적 투표였다.


2. 정당정치의 실패: 외부자만 남은 경선

이재명과 윤석열, 두 사람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정치적 외부자였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국회의원 0선이었고, 윤석열은 검찰총장을 그만둔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정당정치에 대한 전반적 불신이 표출된 결과다. 양당 경선에서 당내 유력 정치인들이 줄줄이 탈락했고, 기존 정치 문법과 거리를 둔 인물이 후보로 뽑혔다. 국민은 ‘정당’이 아닌 ‘인물’만 보고 선택했고, 그 인물에 실망했을 때 되돌릴 수 있는 정치적 안전장치는 사라진 상태였다. 이처럼 20대 대선은 정당 체제의 취약함, 공천 시스템의 붕괴, 정치의 탈정당화가 드러난 선거였다.


3. 정책보다 분노, 비전보다 혐오

20대 대선은 역사상 가장 비호감 대선이었다. 윤석열과 이재명 모두 호감도는 낮았고, 유권자들은 "누굴 찍을까"가 아니라 "누굴 떨어뜨릴까"를 고민했다. 양측은 거대한 정책 담론보다, 미시적인 공약 경쟁에만 집중했다.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과 부동산 문제는 대체로 유사한 방향성을 가졌지만, 여론은 젠더, 사법개혁, 혐오 감정에 휘둘렸다. 특히 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이대남 중심 메시지는 20대 남성의 분노를 자극해 결집시킨 대표적인 감정 동원 전략이었다. 그 결과는 명확했다. 정치가 감정에 끌려다닌 선거, 그것이 2022년의 현실이었다.


4. 20·30대의 변심, 이념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 층은 20·30대였다. 과거보다 더 유동적이었고, 이념보다는 젠더 이슈와 세대 감정이 더 강한 기준이 되었다. 20대 남성은 보수 정당에 몰표를 던졌고, 20대 여성은 그 반대편에 섰다. 40대가 여전히 진보 정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그 아래 세대는 ‘기본 진보’가 아니라 ‘유동적 감정표’로 변화한 것이다. 이 젠더 갈등을 기반으로 한 표 이동은, 윤석열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5.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 윤석열은 실패했다

이처럼 제20대 대통령은 정당도, 정책도 아닌 감정과 혐오를 통해 탄생한 권력이었다. 예견된 불안정한 구조였고, 그 구조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검찰 중심의 국정 운영, 언론 통제 시도, 외교 실책, 부실한 경제 정책… 대통령의 리더십은 갈수록 흔들렸다. 국정운영 지지율은 급락했고, 여당은 지방선거 이후 급속히 붕괴되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급기야 계엄을 선포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었다. 이는 단순한 정권 몰락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이 빚은 헌정 위기였다.


6. 분노로 세운 권력은 오래가지 않는다

윤석열의 파면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뚜렷한 경고를 남긴다. 정치의 본질이 사라지고 감정이 정치의 모든 것을 삼켰을 때,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국민의 선택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선택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다. 2022년의 감정 투표는 그 위험을 증명했다. 이제 우리는 분노가 아닌 정책을, 혐오가 아닌 책임을 선택해야 한다. 감정의 정치가 아닌, 공적 비전과 정책 경쟁이 중심이 되는 구조로 선거 문화를 재편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은 실패한 한 명의 대통령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떻게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었는지를 보여주는,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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