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갈등과 혐오가 심해졌을까? - 듣지 않는 사회, '토론이 부재한 민주주의 사회'의 명암
— 대화의 부재, 감정의 억압, 권위의 개입, 그리고 민주주의의 맹점한국 사회는 말이 많은 사회다. 뉴스에선 매일같이 논쟁이 벌어지고, 온라인에선 수만 개의 댓글이 쏟아진다. 반국가세력이니, 내란견이니, 배급견이니, 페미니, 일베니, 1찍이니, 2찍이니, 딸피니 뭐니... 하도 혐오 발언이 많아서 다 적지도 못하겠다. 이렇게 혐오 표현이 최근 들어 많이 생긴 나라가 있을까? 친구 사이에도, 가족 사이에도, 정치권에서도 "말"은 넘쳐난다. 그런데도 정작 질문 하나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왜 유독 서로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까?누군가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곧 대립과 불편함으로 직결된다. 대화는 시작되자마자 논쟁이 되고, 논쟁은 곧 피로감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지 않거나, 말해도 ..
2025. 5. 6.
‘중국화’된 금융 허브 홍콩의 종말, 그리고 아시아 경제 권력의 이동
1. 홍콩이라는 도시의 역사적 위상홍콩은 1842년 난징조약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되며 본격적으로 세계 자본주의 체계에 편입되었다. 이 작은 항구 도시는 20세기 후반 들어 동서양의 중계무역 중심지로, 더 나아가 금융, 물류, 무역, 법률 서비스가 융합된 복합 경제 허브로 자리잡는다. 1997년 중국 반환 전까지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체’로 평가받았고, 그 명성은 국제 신용평가기관, 월스트리트 저널, 세계은행 등이 공식적으로 인증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전제는 ‘자유로운 시장, 독립된 사법 체계, 국제 기준의 제도와 언론의 자유’라는 제도적 신뢰 위에 세워져 있었다. 홍콩의 몰락은 곧 이 신뢰가 어떻게 무너졌는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2. 미국 달러에 대한 고정 환율 페그제의 이면홍..
2025.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