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생들의 출신 대학 분석 자료가 공개되었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합격자 데이터를 통해, 각 대학이 배출한 합격자 수, 자교 출신 비율, 지역인재 전형의 영향력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서울대학교가 고려대학교를 제치고 다시 1위를 탈환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 이면에는 자교 우대와 명문대 쏠림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1. 주요 대학별 로스쿨 합격자 수
아래는 2025학년도에 10명 이상의 로스쿨 합격자를 배출한 주요 대학 20곳의 정리 표이다. 자교 로스쿨 입학생 수와 전체 합격자 수를 함께 비교할 수 있다.
순위
|
대학명
|
전체 합격자 수
|
자교 로스쿨 입학생 수
|
비고
|
1
|
서울대
|
455명
|
104명
|
2분의 1 규정 최대치 도달
|
2
|
고려대
|
393명
|
36명
|
수적 우세 지속
|
3
|
연세대
|
339명
|
56명
|
작년 대비 16명 감소
|
4
|
성균관대
|
149명
|
46명
|
자교 우대 강함
|
5
|
이화여대
|
94명
|
17명
|
제주대에서 대거 유입
|
6
|
경찰대
|
91명
|
없음
|
특수대 중 최대 규모
|
7
|
한양대
|
80명
|
9명
|
|
8
|
중앙대
|
57명
|
14명
|
작년보다 대폭 증가
|
9
|
서강대
|
54명
|
6명
|
|
10
|
경희대
|
48명
|
20명
|
총합은 미공개
|
11
|
한국외대
|
29명
|
9명
|
|
12
|
서울시립대
|
29명
|
17명
|
자교 편중 심함
|
13
|
카이스트
|
25명
|
없음
|
이공계 이례적 선전
|
14
|
부산대
|
22명
|
16명
|
지역인재 중심
|
15
|
전북대
|
20명
|
9명
|
|
16
|
전남대
|
19명
|
10명
|
|
17
|
건국대
|
14명
|
4명
|
건동홍숙 중 선전
|
18
|
숙명여대
|
15명
|
없음
|
로스쿨 없음
|
19
|
홍익대
|
17명
|
없음
|
로스쿨 없음
|
20
|
동국대
|
13명
|
없음
|
로스쿨 없음
|
2. "2분의 1 초과 금지" 규정과 서울대의 선발 전략
로스쿨 입시와 관련하여 중요한 규정 중 하나는 "자교 출신 2분의 1 초과 금지" 규정이다. 이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 제4항에 명시된 것으로, 각 로스쿨은 정원 내 선발 인원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동일한 대학 출신자를 선발할 수 없다. 이 조항은 출신 대학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정원 외 전형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실질적으로 자교 출신 비율을 훨씬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은 정원 내 120명에 자교 출신 104명을 포함해, 정원 외 전형을 활용하여 총 156명 중 자교 출신을 66.7%까지 끌어올렸다.
법적으로는 위반이 아니며, 실제로 서울대 학부 출신 학생들이 로스쿨 입시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결과이기도 하다. 서울대는 명확한 평가 기준과 실적을 바탕으로 학문 역량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정원 외 전형까지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는 규정의 취지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단지 제도적으로 정원 내에서 자교 출신 비율을 제한한 상황에서, 서울대는 가능한 한 법 테두리 내에서 최적의 구성을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선발 결과에 대해 비판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로스쿨 제도는 다양한 전공,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출범한 제도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오히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학벌 서열 구조가 더욱 강화되었고, 입시의 시작점 자체가 다시 '출신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고착되고 있다. 서울대가 실력 있는 학생들을 많이 배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도가 애초에 의도했던 다양성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3. 자교 우대와 구조적 편향
서울대뿐 아니라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등도 자교 출신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 성균관대는 149명 중 46명이 자교 출신이며, 서울시립대는 29명 중 무려 17명, 중앙대도 57명 중 14명이 자교 출신이다. 자교 출신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이러한 사례들은 평가 기준의 불투명성과 자교 편향이 입시 구조에 이미 깊이 스며들었음을 시사한다.
4. 지방 로스쿨과 지역인재의 현실
비수도권 로스쿨의 경우, 지역인재 전형이 입시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산대는 22명의 합격자 중 16명이 자교 로스쿨에 진학했고, 전남대와 전북대, 원광대도 대부분 자교 혹은 지역 내 로스쿨로 입학했다. 지역인재 제도를 활용하지 않으면 지방 로스쿨은 수도권 학생에게 완전히 잠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충북대는 로스쿨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교 출신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입시 운영의 불균형이라 비판하지만, 반대로 "충북대 학부 출신들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약해, 다른 대학 출신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로스쿨 입시는 학벌만큼이나 학업 역량과 준비도가 중요한 만큼, 지역대학이 내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도 함께 필요하다.
5. 경찰대와 카이스트의 특수 사례
경찰대와 카이스트는 특수 목적대학으로서 이례적인 성과를 보였다. 경찰대는 한 해 정원이 100명에 불과한데도 91명의 로스쿨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는 사실상 졸업생 대부분이 경찰이 아닌 법조계로 진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찰대 설립 취지가 퇴색되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트도 25명의 로스쿨 합격자를 배출하며, 초창기 로스쿨 제도가 내세웠던 '전공 다양화'라는 이상에 가까운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공계 학생의 법조계 진출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6. 문과계열 로스쿨 진학률 비교
출신 대학별 문과 계열 로스쿨 진학률은 아래와 같다. 문과 또는 자유전공 소속 학부생을 기준으로 진학률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대학명
|
인문계(+자율전공) 재학생 수
|
로스쿨 합격자 수
|
진학률(%)
|
서울대
|
약 1,200명
|
413명
|
34.2%
|
고려대
|
약 1,930명
|
319명
|
16.5%
|
연세대
|
약 1,690명
|
292명
|
17.3%
|
성균관대
|
약 1,725명
|
127명
|
7.4%
|
이화여대
|
약 1,376명
|
79명
|
5.7%
|
한양대
|
약 1,208명
|
67명
|
5.5%
|
서강대
|
약 1,049명
|
47명
|
4.5%
|
중앙대
|
약 1,640명
|
51명
|
3.1%
|
이 수치들은 단순한 '노력'이나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차별이 존재함을 방증한다. 로스쿨 제도의 출범 당시 목표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이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명문대 출신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질되었다.
7. 제도적 회의와 미래 과제
사법시험 제도에서는 출신 대학과 무관하게 누구나 시험만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었지만, 로스쿨 체제는 입학 전부터 이미 '출신 학교'에 의해 경쟁이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자교 우대와 로스쿨별 평가의 불투명성, 정량평가의 약화 등은 입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조언은 분명하다. '한 칸이라도 더 높은 대학으로 진학하라.' 서울대는 문과 학생 세 명 중 한 명이 로스쿨에 합격하지만, 중앙대는 서른 명 중 한 명 수준이다. 연세대, 고려대는 여섯 명 중 한 명, 성균관대 이하부터는 열두 명 중 한 명도 어렵다. 자교 로스쿨이 있는 대학들조차 자교 출신이 아니면 거의 진입이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학부의 네임밸류가 로스쿨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현실이다.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자교 편중 완화, 출신 대학 비공개, 정량평가 강화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로스쿨 입시는 앞으로도 '명문대 전용 관문'으로 기능할 것이다.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도입한 제도가 다시 불공정을 고착화하고 있다면, 로스쿨 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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